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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찾기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 하나 하나 느낌표를 찾아가기.



근황

 입국 전부터 요새까지 계속 두근두근 거린다. 처음엔 고양이 알레르기(바르셀로나 민박집의 고양이 때문에..) 혹은 입국 때문에 긴장해서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책 읽을 때도 영화볼 때도 그렇다.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해도 그렇다.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어쨌든 중압감을 느끼고 있는 건 사실인 듯하다. 잘 소화해내고 싶다.

 아는 후배가 자기는 자기 세계가 무너진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그걸 또 다시 경험할까봐 책 읽는 게 무섭다고 했다. 상실한만큼 성숙해질거라고 조언을 해줬지만, 난 어쩌면 자기보호기작이 너무 강해서 실제로 상실이란 걸 애초에 체험한 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괜한 조언을 해줬다는 후회가 들었다. 가끔 후배들에겐 조언을 해줘야할 것만 같은 압박감같은 걸 느끼는데 앞으론 좀 자제해야겠다. 

09:34 pm, by wherewindstay
지겹다

1좋아하던 블로그가 어느 순간 늘상 비슷한 문체와 내용, 비슷한 댓글들, 비슷한 트랙백들이 뭉태기로 뭉쳐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2몸 어디에든 문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삐뚤어지지 못해 안달났다. 근데 고작 생각해낸 게 문신이라니 정말 재미없어서 미칠 지경이다. 병신같은 클리셰같은 것들 좀…- -;
3요새 노빠유빠vs진신당 사람들이 싸우는 것들이 너무 재미가 없다. 아니, 세상에서 젤 재밌는게 쌈구경이라더니.. 참신한 게 필요하다. 
4요리 해먹기 귀찮다.. 쌀 씻고 재료 썰고 볶거나 삶거나 끓이거나.. 오늘은 뭐해먹지 고민하는 내 자신이 어이없을 정도로 지겹다. 
5유튭에서 노래 듣는 것도 지겹다. 돌고 돌고.. 
6네이트 댓글 보는 것도 지겹다. 댓글에 반박하는 논거도 뻔해서 지겹다. 


 요새 안 지겨운 거라곤 자전거 타기, 청와대가 트위터 시작한 거(누가 운영하는지 열라 불쌍하다), 아직 지겨워지지 않은 블로그 새글 기다리기 정도… 그래도 내 성격에 그간 5개월 간 심심한 거 잘도 참은 거라고 생각함.. (여행 덕이지)  리옹도 이제 5일 남았나? 사실 리옹 엄청 심심한 도시로 기억할 뻔 했는데.. 지난 토요일에 밖에 나갔다가 시위하는거 구경했다.ㅎㅎ 처음엔 ‘genocide’ 이런 단어 보이길래 식겁했는데..(게다가 주변에 동양인은 눈을 씻고봐도 못찾겠어서ㄷㄷ) 보니까 反이스라엘 시위대였다. 쩔었음!!! 간만에 재밌는 구경>< 기본구호는 ‘Israel Assassin이스라엘 살인자 Palestine Resistance팔레스타인 저항하라’. 역시나 정권 비판으로 이어져서 사르코지와 그의 친구들이 동조하고 있다며.. 덕분에 오바마도 열심히 까였다. 
 시위대 끝 쪽엔 정당 깃발들도 보였는데 NPA(Nouveau Parti anticapitaliste 신 반자본주의당), Parti de gauche(대놓고 좌파당ㅋ)같은 우리나라였음 더 따질 것 없이 빨갱이라고 불리었을 이름을 가진 당들이 있었다. 좋은 나랔. 보청기 낀 할아버지도 계시고 완전 꼬마애들도 있고. 경찰들은 그냥 시위대 앞 뒤에서 교통정리 정도 하고 있었음. 아무튼 프랑스까지 와서 시위도 못보고 갈 뻔 했네. 좋은 일은 아니지만 뭔가 다행ㅋ
 그나저나 어쩐지 터키 사람들이 엄청 많더니만.. 지금 기사 찾아보니 터키인 9명이 사살당했다고 한다.(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424524.html) ‘믿음’이라는 건 어쩌면 진실을 피하는 수단인지도 모른다. 

11:55 pm, by wherewindstay
굴비1

[헤드윅]의 존 카메론 미첼이 내한했을 때 제일 좋아하는 한국 노래가 MOT의 [날개]라며 노래까지 불렀다고 한다. 으으..

06:53 am, by wherewindstay

윤성호 감독의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유투브에는 예고편만 올라와있긴 하다만.. 다른 작품으로는 ‘우익청년 윤성호’ ‘은하해방전선’을 보았었는데 이 개그 코드에 빠져버릴 것만 같다ㅋㅋ 

06:28 pm, by wherewindstay
나약함

 지나가면 별거 아닐 사소한 걱정들이 생길 때, 호르몬이나 날씨 등의 이유로 기분이 안좋을 때 미니홈피나 네이트온 대화명같은 웹 상의 대화창구를 통해 내 상태를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그건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반증. 그런 내 나약함과 의존증이 역겹다. 누군가의 근심 하나 보듬어주지 못하는 주제에, 홀로 설 만큼 강하지도 못하다. 내 안의 모순이 비참하다. 이 모순을 깨지 못한 채 그저 살아가야지.. 하고 합리화하는 것이 더 비참하다. 이 글도 마찬가지일까..? 짜증이 치솟는다. 

08:54 am, by wherewindstay
겁을 뱉다

 일어 시간에 발표를 하게 되어 암벽타기와 프랑스 생활을 조합해서 에세이를 하나 썼다. 일어는 한국어와 비슷한 관용어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에(ex.일어에서는 먹어보다->먹다食+보다見, cf.영어에서는 이렇게 쓸 수 없다.) 별 고민없이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갔다. 

 내 글 중에 ‘겁을 먹다恐怖を食べる’ 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일본어에는 이 표현이 없다는 것이다. 덕분에 교수님도 같은 반 아이들도 아무도 이 표현을 이해못했고, ‘한국어 표현인 것 같아요. 죄송..’ 이라고 말하고 다른 표현으로 정정했다. 느끼다感じる로.. 

 교수님이 ‘겁을 먹는다고?’ 라고 물으시는데 뭐라 딱히 설명할 길이 없었다. 수업 끝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겁을 ‘먹는다’라는 이 익숙한 표현이 낯설게 느껴졌다.(똑같은 단어 반복해서 생각하다보면 갑자기 그 단어 생긴 게 낯설게 느껴지는 거랑 비슷한..) 우리말에만 있는 표현이라니.. 이 말이 생긴 기원이나 문화적 배경을 알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검색을 해도 쉽사리 찾을 수가 없다. 미약하나마 일본어 표현과 비교해 추측해보면, 우리나라는 겁을 ‘나’라는 주체가 먹고, 반대로 뱉을 수 있는(ㅋㅋ) 자의적인 행위로 생각하고 있다. 반대로 일본은 겁이라는 것의 ‘존재’를 느낀다고 생각하고 있다랄까… 언어학을 배운 적도 없으니 더 이상 생각의 지평을 넓혀갈 수 없는게 답답하다.

 이런 관용어구들 때문에 언어를 배우는 게 어렵지만,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어에는 인생의 물(l’eau de vie)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술(브랜디)을 뜻한다. 첫눈에 반한 사람에 대해 내 인생의 남자(l’homme de ma vie)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해가 힘들었던 관용어 중 ça te dit? 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냥 직역하면 ‘그게 너에게 말하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괜찮니? Is it ok?’라는 말이 된다. 이런 것들은 현지인들도 너무 자연스럽게 쓰던 말인지라 물어보면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기사 겁먹는 게 겁먹는 건데 뭘 더 어떻게 설명하겠나..)

 ’겁먹다’라는 표현 덕에 평소 별 관심없던 ‘언어’에 대해 낯설게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은근 재미있는 것 같다. 언어유희의 기쁨? 아무튼 오늘의 교훈은 한국인들은 ‘겁을 뱉을’ 수 있다는 것. 무섭무섭열매를 퉷퉷.

05:41 pm, by wherewindstay

 언니 목소리가 참 좋다.! 비슷한 느낌의 다른 가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크게 주목은 못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노래 가사들도 다 좋다. 

 짐 싸면서 노래 듣고 있는데.. 유투브는 무한반복 기능 안 만드나여?ㅠㅠ

11:11 pm, by wherewindstay
남자나 실연 때문이 아니라 네 하찮음, 네 우열함, 네 교정되지 않는 악마성 때문에 입술이 새파래지도록 삶을 저주해본 적 있느냐.

05:10 am, by wherewindstay

 파리 첫번째 방문지였던 로댕 미술관. 한국 내한왔을 때 갔었던지라 딱히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하지만 예상 외로 느낀 것이 많았다. 

 우선은 조각이라 빛에 덜 민감해서 그런지 창문이 많았다. 겨울이었지만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따뜻해서 좋았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사랑. 유부남이었던 로댕은 까미유 끌로델이라는 조각가와 연인 사이였다. 그에 관련한 작품들을 몇 개 볼 수 있었는데, 내 생각엔 로댕은 일종의 정복욕이 있었던 것 같다. 로댕의 작품 중 작고 예쁘장한 머리를(까미유 끌로델) 쓰다듬고 있는 커다란 손(로댕)이 있는 조각상이 있다. 그녀를 돌봐야하는 존재로 느꼈거나, 정복할 수 있는 존재라고 여겼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후자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 까미유 끌로델의 작품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매달리는 형상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두 사람의 관계가 이와 같지 않았을까? 

 고로.. 로댕은 옴므파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밉지가 않다. 오히려 조각가라는 직업과 강한 남성성이 묘하게 조화가 되면서 더 매력을 느낀다. 거기에다 끝내주는 작명 센스를 보고 있자니 미모와 실력을 겸비했다던 까미유 끌로델이 로댕한테 반할 만도 하겠다, 싶다. 두 손이 묘하게 맞닿아있는 조각 제목이 ‘secret’, 연인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조각한 작품은 ‘I am beautiful’. 시를 아는 로댕은 대단한 로맨티스트였던 듯.. 아마 까미유 끌로델도 괴롭지만 행복했을거라 믿는다. 

+  04:59 am, by wherewindstay
환율의 노예

 6개월 넘게 타지 생활을 하다보니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된다. 처음 환전할 때만 해도 1유로 당 1680원이었다. 운 좋게도 점점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2주 전에 돈 뽑았을 때는 무려 220원이나 떨어진 1460원이었다. 그런데 천안함 사태가 커지는 바람에 오늘 유럽 생활 마지막으로 뽑은 650유로는 1유로 당 1560원이었다. 

 아무래도 지방선거날인 6월 2일까지는 환율이 다시 떨어질 리가 없다는 생각때문에 더 기다리지 않고 오늘 뽑아버렸다. 처음보다 120원이나 떨어진 것인데도 ‘그냥 2주 전에 더 많이 뽑아둘걸’이라는 아쉬움은 떨치기 힘들다. 그리고 천안함 사태가 선거용 북풍이라고 생각하는 1인으로서 위정자들에 대한 불만을 갖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추가된 셈이기도 하다. 그렇게까지 정권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욕망에 공감하기 힘들다. 권력욕이라는 건 어디서부터 기인하는 것일까? 가끔사람들의 여러가지 욕망들이 어디까지 인간의 본능으로서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데, 권력욕은 어떻게 생각해야될지… 

 어! 쨌! 든! 이제 환율의 노예에서 해방되었다. google 환율계산기 가젯을 삭제해야겠다!

10:38 pm, by wherewindstay